입양후기


모아의 가족이 되어주신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잠실본점2018년생, 2018년 입양 ‘슈’ (전 이름 ‘해피’)

슈의 형
2021-03-22
조회수 2645

(위의 두 사진은 입양 당시 2018년 모습이 아닌 2020년 모습입니다.)


입양 전 당시 모습은 아래 하이퍼링크 속 모습과 같습니다.

https://dogmarushelter.imweb.me/main/?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Tg4O30%3D&bmode=view&idx=1187828&t=board


입양 후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후기를 작성하게 됩니다.

혹시나 전주 님께서 보고 싶어 하실까라는 생각이 들어 글 남깁니다.

바로 2018년경에 도그마루에 입소했던 남아 말티즈 슈(해피)입니다.

엄마가 데려오셨는데, 엄마 말로는 인큐베이터에서 어떻게든 자길 거둬달라며 온갖 애교와 알랑방구를 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사회생활과 생존 방식은 이 아이처럼...)

사실 원래 저희 집에 2002년부터 16~17년 세월을 지내다 2018년 4월 말 하늘의 별이 된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의 이름인 슈나(견종: 슈나우저)의 이름 한 글자를 따서 슈라고 이름지었습니다.

그래선지 또 미용 상태도 슈나우저랑 흡사하답니다.


(사진은 2020년 2살 생일, 고구마 당근 케이크 먹는 모습)

2018년 여름에 와서 2021년인 지금은 곧 3번째 생일을 맞이합니다.

정확한 출생일을 몰라 4월 5일 식목일로 정하였습니다.

전주 님께서 소식이 닿는 한이라면 정확한 출생일을 알고싶습니다 (__)


저(작성자)는 이전에 키우던 아이가 가 버린 뒤로, 개를 더 이상 키우지 말자는 입장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상의 없이 이 아이를 데려오셔서 처음엔 눈길도 안 줄 정도로 매우 거부감이 컸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둘도 없이는 못 지낼 정도로 가까워졌으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안심해 주세요.


슈는 입양 때부터 탁월하게 훈련된 아이라서 놀랐습니다.

배변 훈련은 물론(배변을 단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었습니다) 가르치지도 않은 ‘기다려’, ‘내려가’, ‘산책할까?’를 알아듣는 걸 보면 전주님께서 잘 교육해주신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 외에도 ‘코!’, ‘무릎 앉아’, ‘드러누워’, ‘돌아’, ‘공 가져와!’ 등 여러 개인기가 가능합니다.

입양 초엔 이갈이를 하는 시기가 맞물려, 온 잇몸이 간지러운지 입질이 심했습니다. 외출하고 집에 오면, 제 20만원짜리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엄마의 고가의 구찌 안경을 씹어버려 집안이 뒤집어진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입질이 심하진 않으나, 꾸준히 먹였던 관절 영양제 탓인지 엄청난 골격, 돌진력, 백상아리 같은 악력을 습득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물리면 후시딘과 마데카솔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할 정도입니다. 엄마와 제 손에 피가 철철 날 정도로 물린 적이 있어서 몇 주 고생한 적도 있었죠.

대신 위의 사진처럼 사전 경고를 해줘서 이제는 불상사가 없습니다. 다만, 이유없이 저러는 건 아니고 우리집 주인들이 약올려서 그럽니다... (+목욕하자고 잡으러 다닐 때)


벌 서는 모습입니다. (‘앉아서 뒤돌아’, ‘앞에 봐’) 마음은 아프지만 정말 엄청난 사고를 쳤을 때는 벌을 세웁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의 연속으로 자기 자아를 찾고 안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여전히 성격은 매우 앙칼지지만 머리는 똑똑하고, 자기의 호불호 의사가 명확합니다. 또 나쁘게 평가하면 기회주의적이랄까. 가끔 영악한 모습을 보고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여러 단어를 알아듣는 능력이 뛰어나고, TV도 볼 줄 압니다. 눈치도 빠르고 호기심이 넘쳐요.

다만, 말티즈 평균 지능이 모든 견종 중 59위라는 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엄마는 그 현실을 부정 중이죠. 물론 저는 그걸 갖고 놀립니다.


(2021년 가장 최근의 모습)

움직임은 여전히 어릴 때랑 변함 없이 활발하고 날쌥니다. 뜬금없이 집안을 이리저리 휘젓고 뛰어다니면서 광견의 포스를 뿜어내죠. 보통 2년 지나면 의젓해진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유치원생처럼 잘 까부는 편입니다.

이전의 아이는 너무 차분하고 순했는데, 갑자기 이런 애가 집안에 굴러떨어지니 저는 처음에 적응이 안 됐고 가족 모두 당황했습니다. (지금은 이 아이에 적응이 돼서, 이젠 온순한 강아지가 오히려 조금 낯섭니다.)


그 밖에 일화가 있다면, 전주 님께서 설정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폰 벨소리, 초인종 소리(도어락 삑삑)는 지금도 TV에 나오면 반응합니다. (참고로 저희 집엔 도어락이 없으며 가족 모두 갤럭시 이용자들입니다.) 입양 전 이름인 해피에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저희로선 다행입니다.


또 한 가지 특징적인 게 있다면 다른 말티즈에 비해 덩치가 정말로 큽니다. (잘 먹어서)

그리고 다리가 매우 길답니다. 보통 개들은 1~2년차에 성장을 마친다고 들었는데, 우리 강아지는 지금도 성장 중인 듯 합니다.

입양 초기 땐 한 팔로 들고 다녔는데 지금은 매우 무거워서 1분을 못 버틸 것 같네요.

그렇다고 비만한 상태는 아니며, 허리는 여전히 홀쭉하답니다.



아 그리고 혼자 못 자는 아이입니다. 꼭 주인 곁에서 잠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네요. 하 요즘 근데 코를 너무 심하게 곱니다. 무슨 영감 님인줄 알았네요.


그리고 목욕하자, 발톱 깎자고 하면 그 순간 숨바꼭질과 술래잡기가 시작됩니다. 목욕이랑 미용하는 걸 너무 싫어합니다.


음 그리고 좋아하는 간식이 매번 달라져요. 한 살 땐 고구마를 좋아하다가 두 살이 돼서는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그 외 새로운 간식이 등장할 때마다 이전에 환장하던 간식은 쳐다도 보지 않습니다.


마무리가 조금 애매한데, 이상 마치겠습니다.

저희는 한 강아지를 17년 눈감는 날까지 키우던 집입니다. 파양, 학대 같은 나쁜 소식은 전혀 없을 테니 안심해주세요.


그리고 이것은 비단 저만의 의무만이 아닐 겁니다. 연 평균 13만 마리의 강아지가 (파양 아닌) 유기되고 있으며, 이 수치는 하루에 350마리입니다. 또 강아지 한 평생을 끝까지 책임질 확률은 10%라고 하네요.

어떤 주인은 바닷가에 강아지를 유기하고 차를 타고 도망가자 그 뒤를 따라오는 개를 찍는 영상도 봤습니다.

참 몹쓸 인간이죠. 그런 인간을 보면 자기도 자식한테 똑같이 버려지고 말년을 불우하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까지 듭니다.

그 개는 지금도 주인이 자길 잊은 게 아니라 그저 잃어버린 거라고 믿고 있을 겁니다.

제발 끝까지 책임 못 질 거면 키우지를 맙시다. 정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긴다면 돌봐줄 사람을 빨리 찾거나 도그마루 같은 보호소에 맡기시고요.

개인 불편사항으로 무턱 파양하지 맙시다. 사람 자식으로 치면 똥오줌 못 가리고, 몸이 아프고, 말을 잘 안 듣는다는 이유로 호적 떼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 부모가 무책임하고 교육적이지 못한 탓이죠.


강아지는 살아있는 인형이 아니에요.

보호자를 통해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싶어하는 자아가 있고,

자기 삶을 잘 살고 싶은 욕망 덩어리입니다.

엄마가 사라지면 울고불고 난리도 치고,

보호자가 울면 걱정돼서 핥아주기도 합니다.

파양되면 상처도 받습니다.

저희 집 개도 파양 경험이 있어선지, 자기가 잘못하면 괜시리 겁을 먹고, 집안 어딘가에 숨거나, 주인에게 애교를 부립니다.

어떻게 보면 또 파양당할 불안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가족들 눈치를 보는 것 같더라고요. 사람은 세상물정을 알지만 얘넨 몰라요.

그래도 흥미롭게 사물을 눈으로 관찰하고, 생각도 하고, 숨도 쉽니다.

이해가 안 된다면 한 번쯤 자신을 쳐다보는 그 강아지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봐 보고 생각해 보세요.

자기들이 지구, 대한민국 땅에 사는지도 모르는 존재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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